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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잘하려면

척도 찾아 삼만리

 (어느 블로그에서 가져온 '자'사진, http://blog.daum.net/waiting_for_luv/15695754?srchid=IIMeUaFB100#A1313B7324C56B40527856B&srchid=IIMeUaFB100)

  연구를 잘하는 방법 중 하나는, 아주 중요한 하나는, 바로 '자'를 제대로 찾는 것이다. '자'는 무언가를 측정하는 기준이다. 초등학교 산수시간에 길이를 잴 때 자를 사용하여 잰 기억이 난다. 대충 눈대중으로 몇cm라고 대답해도 되지만 '자'라는 걸 처음 접하고는 뭐든지 재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책이며 노트며 필통이며... 닥치는 대로 치수를 잰 적이 있었다. 자가 정확하면 그렇게 해서 측정한 값은 정확했다. 그리고 그렇게 잰 것은 다른 친구의 것과 비교할 수 있었다. 내게 더 큰지, 아니면 친구게 더 큰지.

자는 이렇게 기준 역할을 한다. 동시에 무언가를 측정해 내는 역할을 한다. 연구에 있어서 이런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척도'이다. 가령 자안존중감을 측정한다고 생각해 보자. 어느 누구도 자아존중감을 만져본 적이 없다. 그런데 그런 자아존중감을 어떻게 측정한단 말인가? 척도가 있어 가능해진다. 자아존종감을 측정하는 여러 척도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Rosenberg의 자아존종감 척도를 많이 사용한다. 열문항으로 만들어진 이 척도는 문항수가 적은데 비하여 신뢰도가 잘 나온다는 점에서 여러 연구에서 자아존중감을 측정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이런 척도가 있기 때문에 자아존중감이 측정되고, 그리고 측정된 그 값은 비교와 분류가 가능해진다. 척도라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자'라는 말과 '척도'라는 말이 같다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게다.

연구자들이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지금 연구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측정해 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래서 연구는 곧 척도를 찾아내는 과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측정하고 싶은 것에 딱 맞는 척도를 찾으면 연구가 술술 풀리기 때문이다. 반면 아무리 좋은 연구 아이템을 가졌다 하더라도 마땅히 측정해낼 방법을 찾지 못하면 연구는 어려워지게 된다.

연구를 잘하고 싶으면 연구하고 싶은 내용의 척도를 찾아보자. 척도를 찾아 삼만리 여행을 하다보면 그런 과정에서 얻은 기본적인 지식도 쌓이게 된다. 대개 박사학위논문을 뒤적이게 되는데 이게 바로 선행연구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연구아이템을 잡았다면 자(척도)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를 찾는 여행 또한 연구의 일부분이다. 아주 중요한 일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