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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잘하려면

밤의 색깔을 알아야 한다

  밤의 색깔은 무엇일까? 칠흑같은 밤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보통 사람들은 밤이 '까맣다'고 대답할 것이다. 분명 물리적으로 밤은 빛이 숨는 시간의 연속이기에 '까맣다'라는 표현이 제일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은 밤의 의미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 적어도 연구자로서는 말이다.

  연구자에게 있어 밤은 '하얗다'.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하는 작업들은 대개 세세하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어느새 날이 밝아온다. 그렇기에 연구자에게 있어 밤은 '하얗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오늘 밤새서 연구해야지 하는 독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런 경우 십중팔구는 까만 밤이 될 것이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속이 까맣게 타 있을 테니까 말이다. 연구하다 갖는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기쁨을 느끼다보면 어느덧 날이 새 버려야 한다. 그래서 밤이 간 줄도 모르고 지내는 밤이 되어야 한다.

  연구를 잘하려면 이렇듯 밤의 색깔이 '하얗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하얀 밤이 지나면 더 많은 시간을 자기도 한다. 피곤한 몸을 회복하기 위해서 대낮에도 잠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은 그런다. '그럴려면 낮에 하고 밤에 자지...' 그런데 하얀 밤을 아는 사람은 결코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한번도 밤새겠다고 맘먹고 샌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료를 찾는 재미, 글을 쓰는 재미, 무언가 작은 하나가 해결되거나 완성되는 즐거움,... 이런 것들이 결국 밤을 하얗게 만들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럼 밤이 하얗게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일은 없을까? 어떻게 하면 하얀 밤을 경험하며 연구하게 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또한 연구를 잘하는 사람들 중에는 밤에 자는 사람도 많지만, 내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연구에 대해서 배울때부터 착실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SPSS를 배우면 착실하게 그것을 해 보아야 한다. 나중에 해도 되겠지 하는 생각을 갖는 사람은 결코 그럴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제시한 과제나 일들을 순수하게 해내야 한다. 그러 시간들이 쌓이다 보면 무언가 찾는 즐거움, 해결해 나가는 즐거움, 엮는 즐거움이 생기게 되고, 결국 밤이 하얗게 되는 경험을 조금씩 해 나가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것을 활용이라는 목적으로 카피하다시피 한 사람은 결코 밤의 색깔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어스름하게 아파트 옆동의 윤곽이 다 드러났다. 이제 난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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