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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잘하려면

레포트 하나도 정확하게 작성하는 버릇을 들이자

  가끔 책꽂이에 꽂혀있는 페이퍼를 보곤 한다. 그러면서 나 혼자 흐믓해서 빙그레 웃곤 한다. 석사과정 때 했던 레포트인데 글쓰기가 제법 진지하면서 학문적인 글쓰기의 밑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뛰어난 글이나 레포트라고 하기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그런데 당시로서는 할 수 있는만큼 최대한 인용을 철저히 달아가면서 내용을 정리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 레포트는 또 다른 블로그에 올려 놓기도 했는데 끊임없이 이 자료를 퍼가는 걸 보면 아마도 비슷한 과정에 놓인 사회복지학도들이 심심찮게 참고하는 것 같다.

  석사과정을 밟을때, 물론 박사과정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레포트에 대해서 내가 주로 세워놓았던 원칙은 주로 일찍 발표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제일 먼저 발표하였다. 왜냐하면 제일 먼저 발표하는 사람은 조금 부족해도 처음 하는 거라서 별로 큰 지적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원칙은 내가 할 수 있는만큼 하는 것이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기는 어렵다. 할수 있는만큼 하고 그것으로 만족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객적은 소리도 솔직하게 쓸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내가 현재 공부해서 아는 것은 여기까지라는 걸 분명하게 밝히고, 그때의 심경을 솔직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해 놓은 레포트를 지금 보면, 몇개 안 남았지만, 그 당시가 대견스러워진다. 그리고 지금 어줍잖게 분석을 할 수 있는 능력의 밑바탕이 거기서 나온 것을 깨닫게 된다. 특히 논문을 쓰는 소양의 작은 부분이 그렇게 성실하게 해내는데서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당시 다른 사람들이 하듯이 표절에 가까운 글쓰기를 하지 않을 걸 보게 됩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인용을 철저히 밝히려고 노력한 모습을 보게 된다. 나도 모르게 보낸 이런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그나마 짝눈을 뜨고 논문 좀 쓴다고 하는 것 같다.

  석박사 과정을 거쳐가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다. 레포트 하나를 내더라도 멋진 레포트를 내려고 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에서는 가능한 학술적인 레포트를 작성하라고. 조금 귀찮을수도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내용이 풍부하거나 깊지 못해 속이 상할 때도 많지만 자신이 쌓는 이런 하나하나의 페이퍼들은 결국 나중에 논문을 쓰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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